​"viewport" 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입동 시모음, 입동에 대한 시, 입동 절기에 관한 시, 입동시
본문 바로가기

센치한 그녀가 B급 감성으로 읽어주는 책 책 책~

입동 시모음, 입동에 대한 시, 입동 절기에 관한 시, 입동시

300x250
반응형

 

사진ㅡ조니 니멜라(핀란드) 이하동일



입동(立冬)   

ㅡ박종영


기나긴 밤 못다 한
뒷이야기가 반짝거리는
따스한 아랫목,

뒤란 대숲 이는 바람에도
달빛 스치는 소리
장지문에 귀 솔깃하고,

장독대 오동잎 한 개
툭,
부서지는 비명으로
겨울 시작이다.







입동          

ㅡ김춘수                   
  



낙엽들이 길섶에 슬린다
햇살이 햇살의 웅덩이를 만든다
여기 저기
잎 떨군 나무들
키가 더 커지고
조금은 어쩔 줄을 몰라 한다
너무 먼 하늘이
귀에 쟁쟁하다 그
목 잘린 무쇠두멍






입동

ㅡ이상국



근대국을 끓여 먹고
마당의 어둠을 내려본다

 
근대국은 텁텁하고 또 쓸쓸하다

 
그 속에는 한여름 소나기와 자벌레의 고투와
밤하늘의 별빛이 들어 있다

 
비가 마당을 깨끗하게 쓸고 간 저녁
누군가 어둠을 바라보며 근대국을 먹는다는 것은
어딘가 깊은 곳을 건너간다는 것이다





입동立冬

ㅡ이계진



밤새 서리꽃이

굽은 골목에 펴고

고엽枯葉은 산숲에

고단한 여정을 뉜다



장롱 속 겨울내복이

가을의 체온을 덮고

신사동 우리 동네

낮은 언덕담 너머

감나무 홍시 기다림

까치는 새벽을 난다.



산다화山茶花 선붉은 열정

마름달11月 밭두둑을 넘고

매듭달12月의 밭고랑을 지나

올해를 가득 채우는



입동立冬은

입동立動이다.






입동

ㅡ정끝별


이리 홧홧한 감잎들
이리 소심히 분분한 은행잎들
이리 낮게 탄식하는 늙은 후박잎들

불꽃처럼 바스라지는
요 잎들 모아
서리 든 마음에 담아두어야겠습니다

몸속부터 꼬숩겠지요




 

300x250